PRECEDENT · 2021다252977 판례

손해배상(기)[채무자의 제3채무자에 대한 채권에 관하여 추심명령이 있는 경우 채무자가 피압류채권에 관한 이행의 소를 제기할 당사자적격을 상실하는지 문제된 사건]

대법원 · 2025.10.23 · 선고 · 사건번호 2021다252977

판결 요지

출처 · 원문 발췌

채무자의 제3채무자에 대한 채권에 관하여 추심명령이 있는 경우, 채무자가 피압류채권에 관한 이행의 소를 제기할 당사자적격을 상실하는지 여부(소극) / 이러한 법리는 국가가 국세징수법에 의한 체납처분으로 채무자의 제3채무자에 대한 채권을 압류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인지 여부(적극)

본문

이유·상세 판단

[다수의견] 채무자의 제3채무자에 대한 채권에 관하여 추심명령이 있더라도 채무자가 제3채무자를 상대로 피압류채권에 관한 이행의 소를 제기할 당사자적격을 상실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법리는 국가가 국세징수법에 의한 체납처분으로 채무자의 제3채무자에 대한 채권을 압류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상세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가) 채무자가 제3채무자를 상대로 피압류채권에 관한 이행의 소를 제기하는 것은 추심명령에 위반되지 않고, 추심명령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채무자가 이행의 소를 제기할 당사자적격을 상실한다고 볼 법률적 근거가 없다.

① 채무자의 제3채무자에 대한 금전채권에 관하여 민사집행법에 의한 압류명령이 있으면 제3채무자는 채무자에 대한 지급이 금지되고 채무자는 채권의 처분과 영수가 금지된다(민사집행법 제227조 제1항). 그러나 이는 채무자가 제3채무자로부터 현실로 급부를 추심하는 것만을 금지할 뿐 채무자는 제3채무자를 상대로 이행의 소를 제기할 수 있고 법원은 압류명령을 이유로 이를 배척할 수 없다. 나아가 채무자의 제3채무자에 대한 금전채권에 관하여 추심명령이 있더라도 추심채권자에게 대위절차 없이 압류채권을 추심할 권능만이 부여되는 것이고(민사집행법 제229조 제2항), 채무자가 제3채무자에게 가지는 채권이 추심채권자에게 이전되거나 귀속되는 것은 아니다. 추심명령 주문도 "채권자는 채무자의 제3채무자에 대한 피압류채권을 추심할 수 있다."라는 내용일 뿐이다. 결국 채무자가 제3채무자를 상대로 피압류채권에 관하여 이행의 소를 제기하는 것은 집행권원 확보를 위한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는 것일 뿐 현실로 급부를 수령하는 것이 아니므로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② 민사집행법 제249조 제1항은 "제3채무자가 추심절차에 대하여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압류채권자는 소로써 그 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라고 규정한다. 이는 채무자가 아직 이행의 소를 제기하지 않은 상태에서 제3채무자가 추심에 응하지 않을 경우 압류채권자로 하여금 추심의 소를 제기할 수 있게 하는 근거 규정이다. 그러나 채무자의 당사자적격에 대한 아무런 언급이 없는 이 규정을 근거로 추심명령이 있는 경우 채무자가 피압류채권에 관하여 이행의 소를 제기할 당사자적격을 상실한다거나, 그동안 채무자에 의해 적법하게 수행되어 온 이행소송이 당사자적격 없이 진행된 것으로서 부적법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달리 추심명령이 있다는 이유로 채무자가 당사자적격을 상실한다고 볼 만한 법률적 근거가 없다.

③ 채무자는 압류 및 추심명령이 있더라도 여전히 피압류채권을 보유하므로 시효중단 또는 제소기간 준수 등을 위하여 이행의 소를 제기할 이익이 있고, 향후 추심채권자의 압류명령 신청 취하 등으로 추심권이 소멸할 경우를 대비하여 미리 제3채무자에 대한 집행권원을 확보해 둘 이익도 있다. 이와 같이 채무자는 추심명령이 있더라도 여전히 피압류채권에 관하여 이행의 소를 제기할 이익을 가지므로 명시적인 근거 없이 당사자적격을 박탈하는 것은 채무자의 재판청구권에 대한 침해로 볼 여지도 있다. 현실적으로도 피압류채권의 권리관계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채무자가 계속 소송을 수행하는 경우 그 권리가 온전히 실현될 가능성이 커진다.

(나) 채무자가 피압류채권에 관한 이행의 소를 제기할 당사자적격을 상실하지 않는다고 보더라도 추심채권자에게 부당한 결과가 생긴다고 보기 어렵다.

① 추심채권자는 채무자가 피압류채권에 관하여 제기한 이행소송에 사실심 변론종결 시까지 민사소송법 제83조에 따라 공동소송참가를 하거나 상고심까지 같은 법 제78조에 따라 공동소송적 보조참가를 할 수 있다. 추심채권자는 민사집행법 제237조 제1항에 따른 제3채무자의 진술의무 제도를 활용하여 채무자의 이행의 소 제기 여부를 확인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추심명령이 있었음에도 추심채권자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채무자가 일방적으로 이행소송을 종결시켜버릴 가능성은 크지 않다.

② 채무자가 피압류채권에 관한 이행소송에서 승소확정판결을 받더라도 실제 추심은 압류에 의하여 금지되고 설령 제3채무자가 채무자에게 피압류채권에 따른 급부를 제공하더라도 이로써 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으므로 추심채권자의 추심권능이 제한되지 않는다. 오히려 채무자의 당사자적격이 유지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채무자가 받은 확정판결의 효력이 추심채권자에게 미치므로, 추심채권자는 별도로 소를 제기할 필요 없이 채무자의 승소확정판결에 관한 승계집행문을 부여받아 곧바로 제3채무자를 상대로 강제집행을 할 수 있게 된다(민사집행법 제25조, 제31조).

③ 채무자가 추심명령 이후에도 당사자적격을 유지하게 되면 해당 소송에 따른 패소확정판결의 효력까지 추심채권자에게 미치게 되는데, 이를 부당한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 추심채권자로서는 참가를 통하여 채무자의 이행소송에 관여할 수 있었고, 패소에 따른 손해는 궁극적으로 피압류채권을 보유한 채무자에게 귀속되며, 전부명령과 달리 추심명령은 현실로 추심하지 않으면 집행채권이 소멸하지 않으므로 추심채권자로서는 채무자의 다른 재산을 찾아 다시 강제집행을 시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 채무자가 피압류채권에 관한 이행의 소를 제기할 당사자적격을 상실하지 않는다고 보더라도 제3채무자에게 불리하지 않고 오히려 응소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

① 채무자가 피압류채권에 관한 이행소송에서 승소확정판결을 받아 집행을 시도하더라도 제3채무자로서는 집행장애사유를 주장하여 이를 저지할 수 있고, 민사집행법 제248조에 따라 공탁함으로써 지급의무를 면할 수도 있다. 따라서 제3채무자가 이중지급의 위험을 부담하는 부당한 상황은 발생하지 않는다.

② 채무자가 제3채무자를 상대로 제기한 이행소송의 계속 중 추심명령이 있더라도 채무자의 당사자적격이 유지된다고 보아야 그동안 진행해 온 소송이 무위로 돌아가지 않는다. 채무자의 당사자적격이 상실된다면, 제3채무자는 추심채권자가 새로 제기한 소에 다시 응소해야 하는 부담을 지게 된다. 반면 채무자의 당사자적격이 유지된다면 추심채권자는 참가의 방법 외에 별도의 소를 제기할 수 없게 되므로 제3채무자는 새로운 소에 응소할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

(라) 추심명령에 따라 채무자가 당사자적격을 상실한다고 보면 분쟁의 일회적 해결과 소송경제에 반하고 추심채권자의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

① 추심명령을 이유로 채무자가 당사자적격을 상실한다고 보면 소송이 장기간 진행되었거나 상고심에 이르러 비로소 추심명령이 발령되었더라도 법원은 이를 직권으로 조사하여 소를 각하하여야 하는 것이 원칙이고, 이 경우 그동안의 소송이 모두 무위로 돌아가게 된다. 특히 상고심에서 추심명령에 따른 당사자적격의 상실 범위 등을 다시 판단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로 본안 판단을 생략한 채 파기환송하였는데, 환송 후 원심에서 채무자가 당사자적격을 회복했거나 일부만 당사자적격을 상실한 것으로 밝혀져 본안 판단을 하면 재차 같은 이유로 상고될 수 있다. 더욱이 재상고심 단계에서 새로운 추심명령이 발령될 경우 위와 같은 절차를 반복해야만 한다. 이는 분쟁의 일회적 해결 및 소송경제에 현저히 반한다.

② 채무자가 당사자적격을 상실한다고 보는 것은 추심명령을 받은 채권자의 의사와 배치될 수도 있다. 예컨대, 채무자가 제3채무자를 상대로 승소판결을 받는다면 추심채권자로서도 그 판결에 대해 승계집행문을 부여받아 추심하는 것이 간명한데, 추심명령 때문에 채무자의 당사자적격이 상실된다면 추심채권자는 별도로 추심의 소를 제기하거나 승계참가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채무자가 제기한 이행소송의 본안 판단에 특별한 잘못이 없고 추심채권자도 문제 삼지 않는 상황에서, 추심명령에 따라 소가 각하되어야 한다는 제3채무자의 주장을 받아들이는 것은 분쟁 해결만을 지연시킬 뿐 추심채권자의 이익에 결코 부합하지 않는다.

[대법관 노태악의 반대의견] 종전 판례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에 대한 다수의견의 지적은 확실히 일리가 있다. 그러나 법원에서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법률적 현상을 풀어나가는 논리적 접근과 해결방법에 언제나 필연적으로 하나의 답만이 존재한다고 할 수는 없다. 종전 판례도 이미 여러 사건에서 다수의견이 지적한 문제점에 대한 많은 고민을 해왔고, 구체적 타당성을 도모하면서도 전체 법령의 법적 안정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치밀하게 보완한 해석론을 제시해 온 것도 사실이다. 종전 판례는 그러한 과정에서 법적 안정성을 선택한 대법원의 결단이라 볼 수 있다. 소송경제라는 측면에서 다소의 난점이 있다고 하여, 오랜 기간 재판 실무나 다수 학설이 별다른 의문 없이 받아들여 온 판례 법리를 이제 잘못된 것이라면서 무위로 돌려야 할 필요성과 당위성이 있는가. 만약 다수의견이 새로운 추심명령의 발령으로 소송이 무한하게 공전·반복되는 상황을 전제하고 있다면, 이는 지나치게 작위적인 의제이고 현실에서 그렇게 흔하게 일어나는 것도 아니다. 이 사건에서 종전 판례에 따른 결론이 부당하다고 하여 확립된 판례를 변경함으로 인한 파급효과가 어디까지 미치는지 가늠하기도 어렵다. 구체적 규범통제를 기본으로 하는 대법원이 판례 변경을 통하여 앞으로 예상되는 새로운 쟁점에 대하여 법적인 판단 기준을 어디까지 제시할 수 있을 것인가. 판례 변경을 전제로 제도의 개선이 어디까지 필요한지 알 수도 없다. 이러한 점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통찰을 다수의견의 논거에서 찾기 어렵다. 다수의견을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이다.

(가) 민사집행법은 추심명령이 있는 때에는 압류채권자가 대위절차 없이 압류채권을 직접 추심할 수 있다고 규정하면서(제229조 제2항), 제3채무자가 추심에 응하지 않는 경우 압류채권자가 직접 추심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제249조 제1항). 이처럼 추심채권자에게 추심권능을 부여하는 것을 넘어 추심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는 점까지 명시한 취지는, 채무자에 대한 집행권원을 확보하여 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은 추심채권자가 채무자보다 피압류채권에서 먼저 만족을 얻을 지위에 있음을 고려하여 추심채권

관련 법령

민사집행법 제25조, 제31조, 제227조 제1항, 제229조 제2항, 제237조 제1항, 제248조, 제249조 제1항, 민사소송법 제78조, 제83조, 제134조, 국세징수법 제52조 제2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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